구시렁 구시렁
헛 마음
초보산타
2019. 10. 18. 19:05
태풍이 몰고 간 흔적에 나뭇가지들은 흩어져 나부낀다.
물길따라 패인 돌바위 틈으로 새로이 묻혀져 가고
세월이 지나면 오늘의 아픔이 언제 그랬는냐둥 멀쩡히 자리잡고 있겠지
집 떠난면 고생이라고 하지만 젊은날
청운의 꿈을 싣고 푸른 제복을 입은 모습을 보고 모두가 즐겨 하셨지
집안 큰일이나 명절에도 찾아오지 못함을 의례히 그렇다고만 치부하며
고향 생각과 엄마 아버지 생각에 조용히 그려본다.
언젠가 고향으로 돌아가 시간만 나면 찾아뵙기로 다짐을 하면서
세월이 지나 푸른 제복을 벗고 고향으로 돌아와서
자주 찾아뵙겠다는 그 옛 다짐을 어디로 갔는지
예나 그때나 마찬가지 내 할일 바쁘다는 핑계로 시간만 보내다가
어느날 아버지 돌아가시고 후회한들 무엇하랴
또 시간이 흘러
울 엄마만큼은 자주 찾아 뵙겠다 하였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네
일주일에 한번, 아니 이주일에 한번 찾아뵙기도 어려워진다.
시간은....
세월은 늘 그 자리에 있지 않을텐데
늘 그 자리에서 계셔주길만을 기대하는 어리석은 자식...
그래도 오늘도 백발이 되어
멀어져가는 추억을 더듬어면서
그 자리에서 기다리고 계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