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
기침은 언제나 폐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기침의 시초는 이렇다.
먼저 피부의 모공과 털끝을 통해 찬 기운은 폐로 들어간다.
이때 하필이면 냉한 음식을 먹어서 위장의 냉기마저 폐로 올라가 겹치게 된다.
이렇게 밖과 안에서 들어온 냉기가 폐에서 합쳐지면 일단 기침이 시작되는 것이다.
몸 안에 들어온 냉한 기운이 경미할 때는 기침이 된다.
폐에 열을 내기 위한 자구책(自救策)이 발동하여 기침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때 기침 멈추는 약을 먹이는 처방은 두 말 할 것도 없이 그것은 악마의 명령이다.
기침이라는 폐의 자발적 운동을 통해 코에서 불이 일어나야 비로소 기침이 잠든다.
그래서 코감기를 어른들은 고뿔(코의 불)이라 했다.
몸속에 들어간 냉기가 극심할 때는 기침이 나지 않고 복통을 통한 설사를 일으킨다.
수분을 배설하여 냉기를 몰아내려는 몸의 자구책이다.
이 때 설사 멈추는 약을 처방하는 자는 한 마디로 마왕의 사제이다.
가을에는 폐로 인한 기침이 일어난다.
봄에는 간, 여름은 심장, 장마철엔 비장, 겨울에는 신장의 기침이다.
모두 사기(邪氣)를 몰아내려는 몸부림, 곧 자구책(自救策)이다.
폐로 인한 것은 기침이 나고 가르릉거리는 소리가 나고 심해지면 침에 피가 섞인다.
더욱 심해지면 기침 시 대변을 지린다.
심장으로 인한 것은 기침이 나고 심장이 아프고 목 안에 가시가 걸린 것처럼 아프고 심해지면
목안이 부어 음식을 삼킬 수 없으며 목이 아파서 호흡곤란이 오기도 한다.
더욱 심해지면 기침할 때 가스가 나온다.
간으로 인한 것은 기침이 나고 양 옆구리의 아래쪽이 아프고,
심해지면 누워서 몸을 뒤치지도 못하며
아랫배가 팽창한다. 더욱 심해지면 기침과 함께 쓴 물을 토한다.
비장으로 인한 것은 기침이 나고 우측 옆구리가 짓눌리고 어깨와 등이 쑤시고 아프고 울린다.
심해지면 움직일 수도 없게 되며 움직이면 기침이 격렬해진다. 오래되면 기침할 때 토악질을 하며
그 때 회충이 나오기도 한다.
신장으로 인한 것은 기침이 나며 허리에서 등까지 땅기고 아프다.
심할 때는 기침할 때 군침을 흘린다. 오래 가면 기침할 때 소변을 지린다.
이 다섯 종의 기침이 낫지 않으면 마지막에 해독의 장부인 삼초가 사기를 흡수하여
자구의 몸부림을 치는데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르도록 해서 식욕을 없앤다.
위장이 비어야 소화력이 치료력으로 전환하기 때문이다.
이 여섯 종의 기침인 육해(六咳)는 공히 몸의 그릇인 위장과 몸의 뚜껑인 폐가 관여한다.
해서 공통적으로 콧물이 나고 군침이 고이며 얼굴이 붓고 배에서 목으로 기가 치미는,
所爲 구역질이 이는 것이다.
치법(治法)으로는 여섯 종 공히 뜨거운 것을 먹어야 하며, 더하여
간에는 신 것
심장은 쓴 것
비장은 단 것
폐장은 매운 것
신장은 짠 것
삼초는 담백한 것을 먹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