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시렁 구시렁

이름모를 그분에게 감사드립니다

초보산타 2011. 1. 6. 21:26

눈 온뒤의 시내 모습은 완전 진흙탕속이다..

중장비들이 골목골목 어디할것 없이 윙윙 소리를 내며 열심히 제설작업을 한다...

그곳은 어디할것없이 또 차가 밀려 대 혼잡이고..

그렇지 않은 골목은 빙판길이라서 차들이 뒤뚱뒤뚱 슬슬멘다..

구급차의 사이렌소리도 울리고 정비공장 구난차도 쏟살같이 어디론가 달려가는 모습도 왕왕 보이고..

이레 저레 바쁘고 힘든 하루를 보내고 있는셈이다.

 

이런 와중에 작년 12월 말에 어머님이 편찮아서 병원에 입원중에 계시다..

전에 대상포진증상으로 이곳저곳 피부병관련 병원으로 다니시다 계속 발목이 안좋으시다며

한의원에도 가시고 정형외과에도 가시면서도 우린 단지 대상포진증세로 인한 증상으로만 알고

계속 그쪽으로만 생각하며 치료를 하셨는데..

결국은 종합병원에 진료를 하기에 이르러 기독병원 진단결과 발목 아킬레스근 파열이란다..

이런 무지의 소치로 어머님만 더 고생시켜드리게 되었다...

아는게 병이고 모르는게 약이라고 했는데...

그게 아니고 모르는게 결국 어머님 고생만 더 하심셈이다..

 

햇수로 2년동안(?)을 병원신세를 지시다보니 서울에서.. 부산에서도 내려오고 올라오고...

온 식구들이 대거 몰려들었다..

8남매의 어머니이니까 자식들이 오고가고하니 입원실이 북새통이다..
거기에 8남매 내외간뿐만아니라 손주 외손주 사위에 며느리에 숫자로 세며 한참이라서

같이 입원해 계시는 분들이 조금은 어안이 벙벙하여 이사람은 누구.. 저 사람은 누고...

어제온 사람은.... 어머니도 헷갈리는 판에 그분들은 오죽하였겠나마는 그래도 모두들 오고가며 희희낙락이다

 

내일이면 어느정도 수술부위도 좋아져서 퇴원하시기로 결정되어 퇴원수속 관련서류에 사인을 하고 돌아왔지만 왠지 섭섭하다....

왠냐구요.. 아마 다른 우리 식구들이 안다면 때려죽일 놈이 되겠지만 암튼...

어머님이 뭐 먹고 싶다하면 누구라 할것 없이 갔다 바친다...

회 드시고 싶다하면 누님이.. 또 뭘 드시고 싶다 하면 또 누가.. 갔다놓고 가면..

어머님이 제가 가면 저거 냉장고에 뭐 있으니 가져오라고 하여 갔다놓으면 어머님은 조금 맛만보시고는

배고프재.. 너 빨랑 먹어라.. 다 먹고 가라.. 남으면 못먹고 버린다며 마구마구 먹고 없애는건 제 몫이랍니다..

ㅎㅎㅎ

오늘 오전엔 대상포진 약을 외부약국에서 사오라는 간호사 전화를 막내동생이 받고 나보고 오빠 시간있슴 사가지고 가면 안돼 해서...

약국에 그 약을 사서 올라가 있으니 어머님 밥을 드시지 않고 기다리시다가 조금있다 밥먹고 가란신다..

누가 오는냐구 물으니 부산에 외손주 내외가 보신탕 사가지고 온다라구나...

조금 있으니 큰 외손녀 내외. 둘째 외손녀가 양손에 들고 입장을 하는데.. 외삼촌 먹을 복은 있구나 하며 넉살을 부리며 받아쥐고는 엄니 식사하시죠 하며 전을 벌려놓고 드시라고 하니 얼마드시지도 않고 모든게 오늘도 내 몫이 된것이다..

조카들은 집에 가서 식사하기로 약속있다며 입에도 안되니 혼자 배가 쫌 터질정도가 되도록 포식을 했는것이다..  어릴때 부터 주면 주는 데로 다 받아먹는 못된 성질이라서 처갓집에가도 있는것 없는것 모두 내몫이고 어디가도 매일반인 셈이다..

오늘도 배부르게 먹었지만 그래도 하루빨리 퇴원하시는게 자식된 바램이 아니겠습니까..

후휴증없이 완쾌되시기를 기도를 하며 부모 마음 100분지 1만 알고 행하면 효자소리듣는다라는 말을 들은적이 있는데 이도 할수 없으니 정말 안타까운 생각뿐이다..

 

돌아오면서 골목길을 빠져나오는데 눈밭에 미끌려서 나오지 못해 헛바퀴만 돌고 있을때 뒤에서 한번 더 하는 소리가 들려 뒤를 돌아보니 왠 중년신사분이 차를 밀고 계시는게 아닌가..

고맙다는 비상등을 켜고 빠져나와서 손을 흔들며 감사의 뜻을 표하고 바로 뒤에 택시가 따라와서 어디 차를 댈만한곳을 찾지 못해 조금 떨어진 곳에 정차시키고 내려와 그분을 찾아보니 안 보이신다..

아니 안보이신게 아니라 찾지를 못하였다..

그 분의 도움으로 빠져 나올수 있슴에 감사한 마음으로 그 분에게 축복주실것을 기도 드렸다..

아름다운 세상 구경을 하게 한 그 분에게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