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시렁 구시렁

어머니 건강하게 오래 사세요..

초보산타 2010. 11. 10. 03:44

이른 새벽녁이다

어제밤 그렇게 불어대든 강풍도

사과밭 주인 가슴에... 시퍼런 멍만 남긴채

고요하게 이 새벽밤을 지새게 한다.

 

강원도 화악산에 .. 제주도 한라산엔

빨알간 단풍잎이 채 가시기도 전에

하얀 눈서리발이 내렸다 한다.

군생활하는 젊은이들이 또 가슴아파한다..

 

오지말라고 해도 오고 가지말라고 해도 가는게 세월이라

미련도 없이 한도 없이 그렇게 지나가고 있건만

우리네 세상사는 왜 이리도 남기려고만 하는건지

이것도 해야하고 저것도 있어야하고.

버릴것 빨리 버려야 가벼워질텐데..

웬넘의 욕심이 그리도 많은지 온몸이 천근만근이다

이제는 버려야지 버려야지

입 악다물고 덤벼나 볼까나.. ㅋㅋㅋ

 

어제는 강풍이 왜 그리 심하게 부는지 정문 바리케이트가 바람에 밀려 내려오다 중간에 턱 걸리고

뉴스엔 사과니 비닐하우스니 몽땅 떨어지고 찢어져서 농민들에게 상처를 입혀다고 한다.

어머니가 대상포진에 걸려 치료받고 어느정도 호전되고 있다가 몸살감기가 걸려 또 심해지고 있다고해서

모시고 병원에 들렸다..

우리는 무슨 큰병이라도 되는것처럼 호들갑을 떨고 갔지만 의사선생님은 대수롭게 여기고 약을 처방해준다..

다행인지 아니면 워낙 많은 병을 고쳐주는 의사라서 그런지..

 

집에 모셔드리고 나니 주실것도 없으면서 이것저것 챙겨가지고 가라신다..

누가 주고갔다며 햇쌀이라면서... 고추며.. 대파며..

그리고 작은 아들네 큰손주 한양에서 공부하느라고 고생하다면서

추운데 따뜻한것이라도 사먹도록 용돈 보내라고 손에 쥐어주신다..

이런.. 도리어 용돈을 드리고 와야 할 넘이 받아야 하니 참 고민스러웠다..

주고 또 주고 또 퍼다줘도 하나도 아깝고 부족함 없는게 이런 어머니의 마음..

또 말씀하신다.... 내 걱정은 하지마라.. 너희들 건강하고 잘 살면 된다...

 

올 가을도 문턱에 걸려 넘어갈까 말까 한다..

어머니...

사랑합니데이..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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