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에 올라오니 운무인지 안개인지 바람에 쏴악 왔다가 사라지고 왔다가 사라지고
지척에 있는 사람도 보였다가 안보이고 별천지인건만 확실하다
다행으론 비가 오지 않아 산행하기엔 딱 좋은 날씨.. 구름도 끼고 해서 참 좋은 날씨였다..
그러나 백록담을 보지 못한게 참으로 아쉽다..
예전 회사에 근무할때 그러니까 벌써 10여년전의 이야기다..
1월말경에 회사에서 시산제를 이곳에서 와서 했으니까..
그때는 통영에서 배를 타고 이곳 진달래밭 대피소에서 시산제를 지내고
정상까지 올라갈수 있는 사람은 갔다오고 아닌 사람은 쉬었다가 하산한적이 있었다..
시산제한 장소를 진달래밭 대피소에 올라와서 알았으니...
당시에는 어떻게 올라왔는지도 가물가물할뿐이다..
그때는 눈덮인 한라산과 백록담....
고생은 무지하게 하였지만 남는건 온통 하얗게 덮인 한라산과 돼지머리놓고 고사지냈는것
그리고 포항 출발에서 부터 도착할때까지 술과의 전쟁을 치뤘다는것 뿐..
한라산 정상석인 백록담 비문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하느라고 난리다..
누가 먼저 할것 없이 촬칵 찍고 다음 다음 먼저 폼 잡는 사람이 장땡이다..
그 난리에 우리도 돌아가며 한켯 찍고나서 김밥으로 요기를 하고 관음사 쪽으로 하산하기로 하였다..
30여분 쉬었다가 추워서 출발한 시간은 13시 30분경..
앉았다 일어나니 다리가 아프다고 부어잡고 누구라고 할것 없이 아이고 아이고 하며 죽을 맛이다..
올라왔으니 내려가는게 문제가 아니라고 했는데
내려가는게 더 문제가 되었버렸네.
처음 정상에서 출발할때는 간단한 식사(?)도 하고 휴식을 취했기때문에
조금은 여유있는 표정으로 즐겁게 한라산 정기를 마시며 구경도 하며 내려왔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도란도란 이야기도 하고 사진찍을땐 포즈도 취하던 딸래미...
올라올때 고생하던 마눌님은 여유만만이고..
아들래미는 서서히 조금씩 지쳐가는 모습이다...
어느정도 내려오니 마눌님은 용감무쌍하게 산 등줄기로 힘차게 내려오는데
아들은 절룩거리며 종아리도 아프고 무릎도 아프고.. 또.....어디가 하면서 절룩거림이 점점 심해지고
그래도 아픔을 참아가면서 내려오는데..
딸래미는 몹씨나 다리가 아픈모양이다...
내려오다 쉬고 내려오다 쉬고 너무나 힘들어하는 모습에
마눌님하고 아들은 먼저 천천히 내려가다 쉬어라하고
딸래미하고는 쉬었다가 다시 내려오기를 반복하며 종착지까지 왔다..
성판악에서 09시 30분에 출발하여 관음사에 도착시간은 17시 2~30분경
그러니 대충 8시간 소요되었으니 늦은 걸음이 아니었으니 얼마나 힘든 고행의 길을 걸었을까..
하산시작해서 중간쯤(삼각봉대피소 ?) 왔을때 딸래미가 저어기 차가 보인다는 환시현상까지 느꼈으니
얼마나 힘이 들었는지는 알만하고도 남는 일이다.
그래도 무사히 한라산 등산을 하고 내려온 우리 모두에게 감사를 드릴뿐...
고맙고 믿음직스러운 우리가족들....
아무리 힘든 일이 있더라도 헤처나갈수 있는 힘과 용기와 인내할수 있는
우리들이 될것이라는 자부심을 가진다..
관음사에서 택시를 타고(요금15,000원) 원점인 성판악으로 돌아와 렌트카를 몰고
숙소인 G게스트 하우스에가서 여장을 풀고 지친몸을 녹일려고 20시경에 목욕탕을 가니 문닫을 시간이
되었다며 되돌아오게 되었는데..
마눌님은 다른데라도 가보자고 하니 탈진 직전이고 배도 고프고 하다보니 사우나찾아 가자오자하며 서로간 이견이 생겨 힘이 쭉~~~
모두들 사우나는 포기하고 숙소로 와서 싸워실에가니 물은 졸졸~~~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하룻밤을 잤다...
참 아름다운 꿈과 함께 꿀과 같은 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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